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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사람 '이다영'


이다영배우

서촌사람 인터뷰③ 이다영


2022.7.30 인왕산 초소 카페에서 이다영님을 인터뷰 후 주요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서촌 옥인동에 거주하는 이다영님은 연기를 하는 사람입니다.



= 목 차 =


■ 서촌


■ 배우 / 연기


■ 30년 후


■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 인터뷰를 마치며




 


■ 서촌




(서촌의봄)

그러면 첫 번째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올해 초 정릉에서 서촌 옥인동으로 이사를 오셨어요. 이제 적응이 되셨나요?

(이다영)

네 엄청 잘 적응했어요. 제가 그냥 계속 대답하나요?

(서촌의봄)

네 편하신 대로 하세요. 길이도요

(이다영)

배우자도 저도 연애할 때부터 자연에서 데이트하는 걸 좋아해서 서촌에 오고 싶었던 것도 있었거든요. 뒤에 바로 등산로나 계곡도 있고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동네에 잘 적응했어요. 분위기도 좋고 여기 거주하시는 분들도 개인주의여서 좋더라고요 (큰 웃음)


(서촌의봄)

서촌에서 즐겨가는 장소가 있나요? 여기 초소 카페(더숲 초소책방)도 즐겨오시는 것 같고요

(이다영)

네 맞아요. 대본 분석하거나 중얼중얼 연습할 때 여기(정원 테이블) 앉거든요. 보통 사람이 많이 앉지 않아서 중얼중얼해도 딱히 다들 신경을 안 쓰기 때문에. 다들 저 멀리 계시니까 (웃음)

(서촌의봄)

여기가 뒤에 있고 접근하기가 불편한 거 같긴 해요

(이다영)

네 불편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시원할 때 이쪽으로 오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래서 여기 초소 카페도 많이 오고 수영장을 다니고 있거든요

(서촌의봄)

청운동에 있는 것 아니에요?

(이다영)

네 청운 스포렉스. 아 서촌이라고 할 수 없나요 거기는?

(서촌의봄)

거기도 서촌이에요

(이다영)

그렇죠? 어떻게 보면 이어져 있으니까


(이다영)

자주 가는 데가 두 군데 또 있는데 수영 끝나면 9 커피집이라고 있어요

(서촌의봄)

네 알아요. 남자분이 하시잖아요

(이다영)

커피가 너무 맛있더라구요. 사실은 자주 먹기에는 비싼데 수영하고 나서 커피를 마시면서 에너지를 보충하고. 거기랑 다 커피집이네 폴키 (웃음)

(서촌의봄)

폴키는 모르겠네요

(이다영)

사직동 주민센터 맞은편에 폴키 카페라고

(서촌의봄)

이름은 모르겠는데 저도 지나가다가는 봤겠네요

(이다영)

거기는 사람도 많긴 한데 그냥 커피가 맛있어서 가요



(서촌의봄)

살아 보니 서촌이 다른 동네와 다른 점이 있나요? 장점이든 단점이든요. 개인적이다 그런 얘기도 하셨는데

(이다영)

네 장점은 아무래도 서울의 중심부에 있는 울창한 숲과 둘레길? 제가 고바위(언덕) 쪽을 좋아해서 이화동 고바위에서도 살아보고.. 잘되고 있나요 녹음이?

(서촌의봄)

네 잘되고 있습니다. 여기는 녹음이 되면 빨간불이 들어와 있어요

(이다영)

이화동 고바위에서도 살아보고 정릉동 쪽도 살아보고 서촌을 알아볼 때도 다 고바위 쪽으로 알아봤거든요. 성북동도 고바위가 있잖아요? 높은 데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느낌을 좋아하기 때문에. 내가 위에 있는 느낌? 제가 그렇게 살아보고 다녀본 데랑 비교했을 때 가장 조용했어요 (웃음)

(서촌의봄)

아 네

(이다영)

사람들도 별로 그렇게 대화 안 나누고 아까도 언급했지만 제가 인사하지 않으면 저한테 인사를 안 해주시더라고요. 저는 습관이 되어 인사를 하긴 하죠. 안녕하세요 모 이렇게 (웃음). 받아주시긴 하는데

(서촌의봄)

어떤 사람들이요?

(이다영)

동네.. 같이 반경으로 한 3분 거리?

(서촌의봄)

이웃 주민이네요

(이다영)

네 맞아요.

경복궁이 있잖아요 가까이에? 그래서 부모님이랑 우스개 소리로 우리가 이제 궁의 기운을 받아서 잘살아보자 (웃음)

(서촌의봄)

아 네

(이다영)

쓸데없는 말일 수도 있는데 분위기와 느낌이라고 해야 될까요?

(서촌의봄)

일제 시대 때 궁이 축소가 돼서 그런 거지 서촌 전체가 궁하고 궁의 부속시설이니까 사실은 궁에 살고 계신 거에요

(이다영)

맞아요. 그것도 참 특별한 점인 것 같아요. 역사 길이 오며 가며 보이잖아요? 검색도 해봤고. 역사적인 흔적들 사이에서 살고 있는 느낌이 뭐라고 해야 될까

(서촌의봄)

단점이 혹시 있나요? 다른 동네에 비해서

(이다영)

단점은 없는 것 같은데.. 습한 거? 잘 때. 저는 산하고 가까이 살잖아요. 비 오면 습한 것? 그것 빼고는 없는 것 같은데 (웃음)





(서촌의봄)

강아지가 있죠? 강아지는 서촌에 와서 어떤가요?

(이다영)

저희 찌부도 계곡을 되게 좋아해요. 물을

(서촌의봄)

이름이 찌부요?

(이다영)

네. 코가 납작해서 찌부에요. 찌부가 물을 아주 좋아하죠. 수성동 계곡 가서 첨벙첨벙 헤엄치거든요 (웃음)

(서촌의봄)

산책할 때 자주 데리고 다니시나요?

(이다영)

네 그런데 찌부가 페키니즈여서 많이 걸을 수가 없는 종이에요. 호흡기 질환도 있고 척추 질환도 있어서요. 이틀에 한 번 가볍게 한 시간을 산책하긴 하는데 그중에 30분은 제가 들고 있는 것 같아요. 힘들지 말라고 가방 안에 넣어 가지고

(서촌의봄)

의도하지 않으셨지만 운동이 되겠네요

(이다영)

네. 마침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데 운동이 돼서 (웃음)



 


■ 배우 / 연기




(서촌의봄)

다음 주제는 배우, 연기입니다. 다른 직업처럼 힘들 때가 많겠지만 배우를 하길 참 잘했어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면?

(이다영)

어 있죠 엄청 있죠

(서촌의봄)

하나만 얘기해 주신다면?

(이다영)

아무래도 공통된 상황이긴 한데 관객한테 메일이나 편지를 받거나, 직접 오셔서 연기를 본 소감에 대해서 격분한 상태로 이야기하실 때. 한 번은 그 최고의 순간이 있는데 한예종에서 공연을 딱 끝냈는데 메일이 하나 와 있는 거에요. 근데 거기 그렇게 적혀 있는 거예요

(서촌의봄)

연극 공연이었나요?

(이다영)

네 맞아요. '제가 여태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을 느꼈습니다. 항상 살아오면서 울분이 쌓여있고 너무 답답했는데 다영님의 연기를 보고 가슴이 뻥 뚫리면서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어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보내신 거예요. 아직도 제 메일함에 소중하게 있어요.

(서촌의봄)

네 알겠습니다.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리네요. 어떻게 조금 더 할까요? 잠깐 쉬었다 할까요?

(이다영)

저 계속해도 괜찮은데요

(서촌의봄)

네 다음 질문하겠습니다. 좋아하거나 존경하는 배우가 있나요?

(이다영)

이렇게 질문 받으면 두 명을 꼭 꼽는데요. 한 명은 한예종 동기인 영화 ‘동주’에 출연했던 박정민 오빠

(서촌의봄)

‘동주’에 어떤 역으로 출연을 했죠?

(이다영)

송몽규 역으로요. 다른 한 명은 이정은 선배님. '기생충'에서 가정부 역할 하셨던

(서촌의봄)

아 네

(이다영)

두 분을 좋아해요. 이유는 한 치의 다름없이 말하는 대로 살아요. 거짓이 1도 없고 자기가 지킬 수 있는 것만 말하고 사람들을 만났을 때도 열려있고 항상 자기로서 있으려고 하는

(서촌의봄)

그러니까 사람으로서 좋아한다는 말씀이시네요 연기자 이전에

(이다영)

네 연기자로서도 사람으로서도 너무 좋아하고 제가 좋아하는 연기 스타일이기도 하고요 두 분 다



(서촌의봄)

촬영장에 가면 마음이 어떤가요? 물 만난 고기처럼 편안한 느낌인가요? 아니면 좀 긴장하는 편인가요? 연기할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는지 궁금합니다

(이다영)

촬영장마다 달라요. 보통 독립 영화에서는 제가 이끌어가는 역할이니까 만약에 소재 자체가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담은 소재는 아니다 하면 진짜 편안하게 해요. 약간 놀듯이. 오늘 한바탕 재미있게 좀 놀아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서촌의봄)

연극하듯이?

(이다영)

연극하듯이? 놀이하듯이 놀듯이!

(서촌의봄)

네네

(이다영)

만약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담고 있다 그러면 소화도 안되고 밥을 거의 못 먹어요. 왜냐하면 어두운 이면을 담고 있는 캐릭터를 연기해서 어딘가에서 상영을 했는데 실제 그 당사자가 봤을 때 제대로 소화를 못한 거면 되게 실례일 수 있으니까.


그럴 때는 이게 맞나 몇 번을 검열을 해 가지고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 감독님이나 스텝분들 한테까지 계속 물어봐요. 진짜 잘한 거 맞냐고, 어떻게 봤냐고

상업 영화 같은 경우는 제가 이미지 단역 말고 대사가 그래도 몇 줄 있는, 한 신을 이끌어갈 때 조연과 단역 사이에 있는

(서촌의봄)

조 단역이라고 하죠

(이다영)

맞아요. 그때는 아무래도 빠르게 기능적으로 해줘야 되니까. 긴장 이라기보다 왜 열차 놓치지 않으려는 마음 아세요? 시간 안에 빠르게 초 집중. 아무리 어려운 요구가 와도 어렵다고 느끼지 않은 상태?

(서촌의봄)

평상시 마음이라는 좀 다르겠네요

(이다영)

엄청 다르죠. 기능적으로 빠르게 해줘야 되니까

(서촌의봄)

그게 연기에 있어 물론 조 단역이라서 해서 그런 부분이 있겠지만 좀 단점도 있겠는데요 그런 마음이면?

(이다영)

아, 이게 좀 어려움이 있더라고요. 연기를 한다라는 느낌보다도 뭔가 기술을 좀 하고 왔다라는 (웃음)

(서촌의봄)

관련된 질문인 거 같은데요. 연기에 문외한인 제가 조사한 바로 상반된 연기 방법이 있는 것 같은데 다영님은 어떤 생각인지 궁금합니다.


첫 번째, 배우가 극 중 배역에 몰입해 인물 자체가 되어 연기하는 메소드 연기. 두 번째, 배우 본인이 갖고 있는 모습에서 역할에 맞게 끄집어내는 것

(이다영)

첫 번째가 내가 그 사람이 되는 거고 두 번째가?

(서촌의봄)

내 속에서 끄집어내는 거죠. 그러니까 첫 번째는 어떤 배역이 있다 그러면

(이다영)

내가 맞추는 거고

(서촌의봄)

배역에 내가 완전히 몰입해서 배역으로 내가 되는 거고. 두 번째는 배역을 끌고 와서 나한테 맞추는 거죠. 내 속에 있는 거를 끄집어내서 표현하는 거죠

(이다영)

그때그때 다른 것 같은데. 선호하는 연기는 맞는 부분을 잘 살려서 내가 가지고 있는 걸로 버무려서 연기하는? 그게 트렌드이기도 하고요. 온전히 자기가 잘 담겨져 있는 연기?

(서촌의봄)

그게 메소드 연기에 비해서 더 바람직하다고 보는 거에요? 아니면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기 때문에 타협하는 거에요?

(이다영)

그게 더 좋은 연기라고 생각해요. 연기를 하다 보니까 내가 누가 되는 것은 사실 있을 수 없는 얘기인 거 같아요. 너무 그렇게 하면 정신 나갈 것 같더라고요 메소드 연기 하면.


저는 건강한 삶을 지향하기 때문에 이해하는 만큼 해요 더하지 않고. 감독하고 같이 이야기를 해 가지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까지 해버리면 연기가 확실히 부자연스럽거든요. 이해하지 못한 거는 경험이라든가 상상을 덧붙여서 하죠

(서촌의봄)

제가 이해하기로는 메소드 연기보다는 본인이 원래 갖고 있던 모습에서 그때그때 역할에 맞게 자기 속에 있는 걸 끄집어내는 것을 더 선호하고 그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는 거고

(이다영)

맞아요

(서촌의봄)

그렇다면 자기를 좀 확장시켜 나가야겠네요. 여러 경험을 더 한다든지, 다양한 상황에 맞닥뜨린다든지, 평소에는 잘 알지 못했던 사람들을 꾸준히 만난다든지 해서 자기를 계속해서 확장시켜 나가야지 그때그때 배역에 맞는 자기 모습을 끄집어낼 수 있겠네요

(이다영)

맞는 말이에요

(서촌의봄)

연기에 대해 마지막 질문입니다. 배우는 연출자의 의도를 실현하는 도구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대본이나 시나리오의 해석과 그에 따른 표현은 연출자만의 몫인가요?

(이다영)

배우들끼리도 자주 이야기를 하고 연출들하고도 얘기를 하는데 연극은 확실히 배우의 예술이 맞고요.


탄생 자체가 연출가가 글도 쓰고 자기가 연출하고 배우의 역할까지 끌어온 거니까. 결국 배우가 연출도 하고 글도 쓰고 다 할 수 있다는 건데.

영화로 넘어오는 순간 확실히 감독의 예술인 것은 맞다고 생각해요. 어쩔 수 없이 도구적인 부분이 꽤 크죠.

왜냐하면 원작자가 감독이고 생각하는 게 배우랑 다른 것 같거든요. 글하고 이미지의 어떤 나열들로 생각을 하니까.

그래서 도구라고 말하는 부분에 대해서 어느 정도 동의를 하는데 다만 배우의 역량이 커지면 송강호 선배님이라든가 설경구 선배님 만큼 커지면 연출이 많이 의지를 하더라고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배우가 어느 정도 인지도가 많이 쌓이면 도구에서 벗어난다? (웃음)

(서촌의봄)

네 알겠습니다. 2가지 큰 질문이 끝났고요. 잠깐 쉬었다 하면 좋을 것 같아요. 끌게요

(이다영)

(잠시 후)

(서촌의봄)

편하게 드시면서 해주시면 될 거 같아요

(이다영)

자세도 그럼 편안하게

(서촌의봄)

네 자세도 뭐 엎드려 하셔도 되고 물구나무서도 되시고 (웃음)

(이다영)

사장님 아까 제가 도구라는 표현에 대해서요 부연 설명을 안 한 것 같아요

(서촌의봄)

네 부연 설명 하세요

(이다영)

왜 그렇게 느꼈는지 제 경험으로 말씀드려야지 그 단어(도구)가 차갑지 않을 것 같아서요. 상업 영화에서 처음에 오디션 잘 안되고 그랬을 때 제 연기에 문제가 있나 싶었어요.


주변에 연기 잘하는 선배님들한테 조언 구해서 이야기 들었을 때, 그냥 내가 그 상황에 그 시나리오에 필요한 사람이 아니었을 뿐, 누군 가가 그 사람이었을 뿐이라고 생각을 하니까 홀가분한 거에요.

그런 측면에서 배우는 꼭 필요한 아주 스페셜한 도구라고 생각을 해요. 그 스페셜한 도구가 내가 아니라고 해서, 예를 들어 나는 드라이버인데 사실 그 시나리오에는 약간 똥글똥글한 공이 필요했던 건데 드라이버를 쓸 수는 없으니까.


제가 정은 선배님한테 한번 물어본 적이 있었어요. 아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선배님이 먼저 얘기하셨구나

(서촌의봄)

눈빛을 보고 알아채셨겠죠

(이다영)

선배님 출연하시는 영화에 운 좋게 기능적이지만 눈에 잘 띄는 짧은 역할로 출연을 한 적이 있어요. ‘오마주’ 라고 아마 좋아하실 거 같아요. 여성 독립 장편 영화인데 검색하면 나와요.


제가 쭈구리 모습 보이니까 선배님이 메시지로 응원을 하시면서 배우한테 필요한 거는 되게 좋은 작가인 거 같애. 너두 좋은 작가를 꼭 만날 수 있기를 바래 그러셨어요. 그 말도 도구라는 말과 같은 선상에 있는 말 같아요. 나는 그냥 좋은 작가를 만나서 지금 잘된 것 뿐이야 이렇게 얘기하셨거든요.

오랫동안 연기를 했다면 대부분 연기를 잘하는 거고 생김새랑 재질이 다르니까 좋은 타이밍에 필요한 작품을 만나면 좋은 거고.

그래서 요즘 배우들이 연출 많이 하잖아요. 제 주변 동기들도 많이 하거든요. 그런 부연 설명을 하고 싶었어요. 너무 차갑게 내버려 두는 것 같아서요

(서촌의봄)

네 알겠습니다


 


■ 30년 후



이다영배우

(서촌의봄)

이 질문만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서 미리 알려드렸어요. 어떤 상상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이다영)

네 사실 어제 (웃음)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오니 2시여서 (웃음)

(서촌의봄)

그러면?

(이다영)

눈을 감고 상상을 하긴 했어요. 상상하면서 잤어요 (웃음)

(서촌의봄)

자녀나 손주에 대한 상상도 있었나요?

(이다영)

그거는 상상을 하진 않았고요. 계획은 뒤늦게 마흔쯤? (웃음). 부모님들과는 다른 저의 생각인데요. 배우자도 동의를 했고요. 마흔쯤 늦둥이를 보는 게 제 소망이고요 (웃음). 왜냐하면 몸이 받쳐줘야 되니까.


30년 후의 모습에 대해서 지금처럼 계속 연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을 했어요

(서촌의봄)

아 네

(이다영)

포기하지 않고 꿈을 지키고 있었으면 좋겠다

(서촌의봄)

어떤 청년 영화인이 인터뷰에서(필름다빈 사이트, 서지환 감독) 본인은 영화를 정말 좋아하고 사랑하는데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한다네요. ‘평생 영화감독으로 살아갈 수 있고 명예와 인기를 누리기 VS 영화를 그만둬야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살기’

(이다영)

(서촌의봄)

둘 중에 하나만 선택해야 된다면 그는 일 초의 고민 없이 후자를 택할 것 같다네요

(이다영)

(서촌의봄)

반면에 ‘시네마 천국’이란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이 본인 의사는 아니었지만 전자의 인생을 살았죠. 다영님은 어떤 입장이세요?

(이다영)

저도 망설임 없이 후자

(서촌의봄)

아 네

(다영)

사람이 없으면, 진짜 옆에 사람이 없으면 안되기 때문에

(서촌의봄)

알겠습니다

(이다영)

저도 여쭤보고 싶은데

(서촌의봄)

어떤?

(이다영)

부와 명예를 다 가지고 있고 돈에 대해 한 치의 괴로움도 없는 삶과, 돈은 너무 없어서 힘들지만 (웃음)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삶 중에서? (웃음)

(서촌의봄)

제가 인터뷰를 당하는 것 같은데 (웃음). 한 번만 답변을 드리면 아마 다영님 나이 때 정도였을 거예요

(이다영)

네네

(서촌의봄)

지금 제가 질문한 거랑 비슷한 상황이 있었어요. 그게 돈은 아니었고 어쨌든 명예 아니면 직업 상의 성공과 사랑 중에 선택을 해야 한다면 전자가 없으면 후자도 이어나가지 못할 거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심지어 그 생각을 얘기하기까지 했어요

(이다영)

아..

(서촌의봄)

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가 없죠 후회되고. 근데 다영님은 그때 제 나이 정도지만 올바르신 생각을 바람직한 생각을 가지고 계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월이 지나서 다시금 생각해보니까 후자를 택하면, 사랑하는 사람을 택하면 힘이 생기잖아요?

(이다영)

맞아요

(서촌의봄)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는 힘,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 힘, 관계의 힘이 생기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이 굳이 당신은 부와 성공과 명예를 하지 마 잡아 끌어내지 않잖아요? 오히려 사랑을 선택함으로서 힘이 생기니까 그 힘을 가지고 그게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지만 부와 명예와 성공도 잘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죠. 그때는 몰랐죠

(이다영)

방금 하신 말에 진짜 동의해요. 지금 사장님이 말씀하신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친구였어요 배우자가. 처음에는 몰랐거든요

(서촌의봄)

아 네

(이다영)

사랑하는 사람한테 충실하게 하고 가족이 결속력이 있으면 부와 성공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왜냐하면 마음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정신도 건강하고. 시간은 좀 걸릴 수도 있겠지만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라는 주의였어요

(서촌의봄)

결론은 저 빼고는 대부분의 분들이 바람직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걸로 (웃음)

(이다영) (웃음)



 


■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서촌의봄)

마지막 큰 질문입니다. 제목은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인데

(이다영)

(서촌의봄)

한 주제가 아니라 여러 가지 얘기를, 4가지 정도 질문을 준비했어요.


첫 번째, 질문하지 않아서 아쉬웠던 내용이 있나요? 질문을 좀 해줬으면 좋겠는데 하는 내용이 있으면 스스로 묻고 답할 기회를 한 번 드릴게요

(이다영)

아, 연기를 어떻게 하게 됐나요? 저한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어떻게 연기라는 것 자체를요

(서촌의봄)

(이다영)

왜냐하면 그게 지금까지 저를 있게 해준 거여서. 연기를 그만둘 수 없게 한 본질적인 답변이거든요. 항상 그때를 생각하고.


말씀드린 것처럼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이혼하셨고 외동이고 엄마가 혼자서 키우다 보니까, 아빠는 사기를 당하셨고.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잖아요? 반지하가 아니라 완전 지하에서 (웃음) 많이 살았었어요. 빛이 잘 안 들어오는. 엄마가 혼자서 집을 구하신 거죠. 엄마 쪽 사람들도 도와주지 않았고

(서촌의봄)

그게 다 연결이 되는군요. 그래서 지금 위층을 선호하시는

(이다영)

맞아요. 저는 지하를 가고 싶지 않아요. 연결이 되죠? (웃음)

(서촌의봄)

네네


(이다영)

외동이니까 혼자 있는 시간이 많고 이 집 저 집 맡겨졌다 그랬잖아요? 맡겨지는 동안에도 혼자 적응을 해야 되잖아요? 그 공간에. 며칠씩 맡겨지고 그랬거든요. 이사도 너무 많이 다녔고. 전학도 다섯 번 다녔고. 계약이 끝날 때마다 집을 계속 옮기느라고

(서촌의봄)

(이다영)

혼자일 때가 많으니까 너무 심심한 거죠. 그래서 혼자서 많이 놀았어요 수건하고 이불 가지고. 수건 쓰면 공주님 되고 여기에 두르면 왕자님 되고. 혼자서 그냥 원맨쇼 한 거죠

(서촌의봄)

네네

(이다영)

혼자 노니까 지친 거예요. 재미가 없는 거예요. 봐주는 사람이 있고 누구한테 보여주면 참 좋겠다 라는 발상을 해서 동네 친구들한테 티켓 같은 걸 그려 가지고 내가 몇 날 몇 시에 공연을 할 테니 와라

(서촌의봄)

그게 몇 살 때?

(이다영)

7살 때부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서촌의봄)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이다영)

동네 주변에 무슨 백화점에서 어린이극 하는 배우들이 있었어요. 배우들이 티켓을 저희한테 무료로 나눠주고 그랬던 기억이 있거든요. 모방을 한 거죠. 아, 공연을 보기 위해 티켓이 필요하구나

(서촌의봄)

모방한 것도 대단한 거죠 7살이

(이다영)

공연에서 천 치고 천 위로 인형이 올라갔다 내려가는 걸 본 기억이 나서, 아 그러면 나는 천이 없으니까 이불을 치면 되겠구나. 가지고 있는 수건이라든가 손수건으로 인형을 만들고 고무줄로 묶어 가지고, 친구들 초대해서 이불을 이렇게 양쪽으로 묶어 놓고 이불 뒤에서 인형극을 했거든요.


그때 처음으로 알았죠. 애들이 너무 재미있어 하니까 와 이거 진짜 재미있다 원초적으로. 혼자 노는 게 아니라 애들 앞에서 플레이 해주는 게 되게 재미있는 거구나. 플레이를 하는 것에 대한 즐거움?

(서촌의봄)

배우는 본인이 연기하는 거지만 그 결과를 혹은 그 과정을 관객들이 봐주는 게 완성이 있는 거니까 그 부분을 말씀해 주신 거 같고

(이다영)

아 아니오. 본질적으로 내가 어렸을 때 그들 덕분에 외로움을 채울 수 있어서. 반대로 혹시나 외로운 사람이 있으면 채워주고 싶다. 나 같은 사람이 있으면 나로 인해 한 명은 그래도 행복할 수 있다면. 내가 그런 보람된 일을 이어나가도 되지 않을까? 나 자격이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었어요

(서촌의봄)

네 그렇군요

(이다영) (웃음)



(서촌의봄)

기회를 드리길 잘한 것 같고요. 두 번째 질문입니다. 직업상 몸을 꾸준히 단련하실 것 같아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조금만 알려주세요

(이다영)

걷는 것 좋아하거든요. 사실 많이 힘들어하긴 하는데 심폐 지구력이 딸려서. 걷다가 지쳐하긴 하는데 (웃음). 그래도 일단 걷고.


지금은 좀 쉬고 있는데 극진 가라데라고 일본 무술인데, 최배달 선생님이 따로 만드신 거에요. 너무 멋있어서 그걸 하고 있죠. 그전에는 중국 무술을. 좀 역동적인 걸 좋아해서

(서촌의봄)

아 무술 수련을 계속하셨네요?

(이다영)

중국 무술 3년 정도 하다가 일본 무술 2년 했죠. 그리고 지금은 그때 말씀드렸는데 수영이랑 요가 (웃음)

(서촌의봄)

등산도 하시고요?

(이다영)

등산은 아니고 둘레길을 걷는 수준이에요

(서촌의봄)

저도 서촌에 온 지 4년 반 됐는데 인왕산 정상에 한 번 가 봤어요 (웃음). 가보셨어요?

(이다영)

아 저 가봤어요. 저쪽 부암동 쪽 코스로

(서촌의봄)

가는 길이 여러 가지 있잖아요? 여기(초소 카페)서도 바로 올라갈 수 있고.

이제 거의 끝나가는데 이번 질문은 좀 길어요

(이다영)

그래서 이렇게 타타타 빨리 하신 거구나

이다영배우

(서촌의봄)

네 맞습니다.

의외로 사람은 자기 자신을 알기가 어려울 수 있는데요. 남의 눈의 티는 잘 보면서 내 눈의 들보는 못 본다는 얘기도 있죠

(이다영)

맞아요

(서촌의봄)

그런 면에서 타인은 자기를 비추는 거울이 되기도 하죠. 그래서 배우라는 직업은 굉장한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대부분 상대 연기자가 있어서 바로바로 자기 객관화를 할 수 있잖아요? 실제로는 어떤가요?

(이다영)

방금 너무 좋은 질문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자기 객관화가 잘 되어있는 배우일수록 성공하고 오래가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저는 자기 객관화 아주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리고 방금 말씀하신 부분처럼 다른 배우들을 통해서 배우죠

(서촌의봄)

내가 연기를 역에 맞게 제대로 했는지 안 했는지는 상대방의 표정을 보면 일차적으로 알 수 있고

(이다영)

아, 내가 연기를 잘했나 안 했나?

(서촌의봄)

그 부분도 포함해서

(이다영)

상대방보다도 제가 약간 귀로 들으면서 체크를 해요. 영화는 그렇게. 연극은 상대방 반응 보고 내가 잘하고 있나

(서촌의봄)

이차적으로 관객의 반응도 보잖아요?

(이다영)

연극에서는 정말 중요하죠. 호흡 같이 가져가는 거


(서촌의봄)

마지막 질문인데요. 이 질문은 좀 고민을 했었는데 그래도 드릴게요. 매우 어려운 질문입니다. 이 질문을 드리고 인터뷰를 끝내겠습니다

(이다영)

(서촌의봄)

인생의 가치나 의미는 어디에 있을까요? 혹시 저처럼 아직 모르는 사람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고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요?

(이다영)

최근에 많이 느꼈는데요 (침묵) 머릿속을 잠깐 정리..

(서촌의봄)

네 정리할 시간을 드릴게요.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라서 (웃음). 저한테 물어봐도 대답을 못할 것 같아요

(이다영)

사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그거는 배우라는 직업 특성상 계속하긴 하는데 최근에 (침묵..한숨) 연기과를 졸업한 친구가 하늘나라에 갔어요. 그전에 또 한 명이 있거든요 여학생 한 명이. 둘 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친구들이었어요.


그 친구들이 하늘나라 가고, 최근에 하늘나라 간 친구를 생각하면서 왜 그렇게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까? 왜냐하면 너무 예쁘고 연기를 잘하고 조금만 있으면 유명해지는 친구였거든요. 무엇이 그 친구를 괴롭게 만들고 생을 포기하게 만들었을까 계속 생각을 해봤어요.

그래서 드는 생각이 사람은 뭔가 자기가 사랑 받을 자격이 없다고 느끼거나, 아니면 누군가를 사랑할 자격이 없다고 느끼거나, 아니면 내가 지킬 게 없으면 되게 허무해지는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묵상(사전적 의미: 눈을 감고 말없이 마음속으로 생각함)을 했거든요. 그랬을 때 내가 지킬 게 없으면, 내가 죽으려고 생각했을 때 아픈 엄마가 걸리고 외로운 아빠가 걸리고

(서촌의봄)

(이다영)

나를 위해 울어줄 사람들이 걸리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결론이 내가 정말 소중하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지키는 것. 그 사람들한테 최선을 다하는 것. 사람한테 최선을 다하는 것 그런 것 같아요

(서촌의봄)

그게 이제 배우자 일수도 있고 가족 일수도 있고 그런데

(이다영)

제가 신앙이 있으니까

(서촌의봄)

성당을 다니시나요?

(이다영)

네. 그전에는 교회에도 다녔고요. 신을 믿어서 의무적으로 갖고 있는 건데. 혹시 사장님은 신앙이?

(서촌의봄)

없어요

(이다영)

신께서 각 사람한테 비전을 주셨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 비전을 묵묵히 이어나가는 것, 재능을 가지고

(서촌의봄)

그러니까 신이 주신 각자의 소명을 묵묵히 실현해 나가는 게 인생의 가치다?

(이다영)

네 맞아요. 뭔가 내 달란트(사전적 의미: 타고난 재능과 소명)를 가지고 지금 이 세상을 조금이나마 이롭게 할 수 있다면 이라고 생각을 아름답게 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서촌의봄)

이미 그렇게 하고 계시죠

(이다영)

사장님한테 물어보고 싶은데 혹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질문에 대해서

(서촌의봄)

사실은 아닌 질문도 있지만 오늘 한 질문들은 저 자신을 향한 질문이기도 하죠

(이다영)

아 네

(서촌의봄)

글쎄요 여기 표현했는데 저는 아직 모르고 있다고 (웃음). 노래 가사에도 있잖아요? 제목이 생각 안 나는데. 아직도 어딘가에 있을 무언가를. 안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잘 모르겠어요

(이다영)

음, 나도 그럴 수 있겠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촌의봄)

이상으로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이다영)

 


■ 인터뷰를 마치며


서촌의봄은 2주간 준비한 질문지를 갖고 인터뷰에 임했습니다. 반면 현장성을 살리기 위해 다영님에게는 대부분의 질문 내용을 미리 알려드리지 않았습니다. 즉석에서 듣고 훌륭히 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위의 사진처럼 살아가며 환하게 웃는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네요.

어느 작가의 글을 소개하며 인터뷰 글을 마치겠습니다.




목적지는 저 먼 어딘가가 아니다.

그곳에 이르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목적지다.


The destination is not somewhere far away.

You reach it step by step.


'걷는 독서, 박노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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